얼마 전에 읽었던 책에 굉장히 재미있는 내용이 있었다. 바로 '서울에 집을 사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부분이. 부동산 투자를 할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까이다. 어떤 전문가는 서울에 투자하라고 하고, 어떤 전문가들은 지방에 투자하라고 한다. 그런데 '부의 인문학'에서는 명쾌한 이유를 들어 서울에 집을 사라고 한다. 그리고 그 설명을 들으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왜 유명한 IT & 바이오 기업들이 선진국의 대도시에 위치할까?
'세계는 평평하다'를 쓴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화로 인해 세상이 점점 더 평평해진다고 했다. 인터넷과 전자 상거래 발달로 미국 회사가 인도에 설립되는 등 장소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인건비가 높고 생활비용이 높은 선진국의 대도시는 점차 후퇴하고 비용이 저렴한 후진국의 도시가 앞으로 대세가 될까? '직업의 지리학'을 쓴 엔리코 모레티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왜 유명한 IT 기업, 바이오 기업들은 비용이 저렴한 인도나 중국으로 옮겨가지 않고 비용이 높은 시애틀이나 실리콘밸리에 위치하고 있을까? 혁신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은 풍부한 인재가 필요하고 혁신 기업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인재들은 기후가 좋고 배우자를 만나기 쉽고 자녀를 키우기 좋은 환경에서 살고 싶어 한다. 대부분 선진국의 대도시들이 그런 환경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인재들이 그 도시에 모이게 되고, 기업들도 그 도시에 자리 잡게 된다.
부동산 투자는 어디에 해야할까?
우선 앞에서 언급한 원리를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적용해보자. 우선 제조업이 발달한 도시는 부동산 투자를 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제조기업이 비용이 저렴한 해외로 이전했다. 그러므로 지방의 제조업 중심 도시는 쇠락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서울과 판교는 IT, 금융, 바이오 등 지식 기반 산업의 기업들이 많이 위치해있다. 그리고 인재를 모이게 하는 좋은 대학이 서울에 모여 있다. 이에 따라 많은 혁신기업도 서울에 모여 있다. 즉, 인재가 서울로 모이고, 이 때문에 혁신 기업들도 서울을 떠날 수 없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 도시를 활성화하려고 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한다. '도시의 승리'를 쓴 하버드 경제학과 교수 에드워드 글레이저는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뉴올리언스의 경우 낙후된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지만 건설업자만 돈을 벌고 도시 재건에는 실패했다고 한다. 한국도 유사한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를 쓴 리처드 플로리다도 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아닌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인재가 모여드는 도시에 투자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인재는 어디로 모여들까? '도시의 승리'를 쓴 저자는 즐거운 도시가 번영한다고 얘기했다. 음식, 패션, 엔터테인먼트가 갖추어져 있고, 배우자를 만나기 쉽고 자녀를 교육시키기 좋은 환경을 갖춘 도시를 얘기한다. 이제부터 우리는 부동산 투자를 할 때 이 관점에서 도시를 바라봐야 한다.
서울에 집을 사야 하는 이유
이 책의 저자는 줄곧 서울에 집을 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는 나라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분업'에 있다고 했다. '분업'이 이루어지려면 많은 사람이 모여 살아야 한다. 인구가 많아야 분업의 효과도 커지고 분업을 통해 생산한 결과물을 소비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잘 살기 위해서 서울로 모여드는 것이다. 수도권 발전을 억제하고 지방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공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고속철도를 건설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고속철도를 타고 지방으로 출퇴근을 하지만 서울에 계속 거주하고 있고,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고속철도를 타고 서울로 쇼핑하러 나오게 되었다. 서울로 사람이 모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니 부동산 투자처의 승부처는 서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서울에 집을 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집을 사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이처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이제는 왜 서울에 집을 사야 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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