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돈, 투자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YouTube를 많이 봤다. 한때 여러 채널에서 신간으로 홍춘욱 박사의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를 많이 소개했다. '돈'과 '역사'라는 소재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았는데, 신선한 접근이라는 생각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기억이 있다. 오늘 도서관에서 여러 자료를 살펴보다가 이 책이 눈에 띄어 다시 꺼내 읽게 되었다.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경제의 흐름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넬슨 제독이 프랑스와 스페인 연합군을 성공적으로 무찌른 배경에는 영국의 금리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최첨단 기술은 필수이다. 그러한 최첨단 기술을 탑재한 함대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했을 것이다. 영국은 17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원리금과 이자를 갚지 않은 경우가 많아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 금리가 10%~15% 수준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명예혁명 후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 네덜란드 금융제도를 도입했고, 이로 인해 영국의 국책 금리가 순식간에 6% 대로 떨어졌고, 1755년에는 2.74%를 기록하기에 이른다. 낮은 금리로 막대한 자금 조달이 가능했고, 영국 군인들을 전쟁 전부터 양질의 훈련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투자 공부를 하기 전에는 금리 하면 나의 '예금 이자'와 '대출 이자'만 떠올란다. 하지만 투자 공부를 하고 나서는 경제의 모든 부분이 금리와 연결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런 역사적 사건의 배경에도 '금리'가 연관되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대별 인구수와 경제의 흐름

산업혁명 이전에는 그 나라의 국력은 인구수와 관련 있었다. 가장 많은 인구 보유국인 중국은 세계 4대 발명품인 화약, 종이, 인쇄술, 나침반이 모두 중국에서 나온 것과 같이 그 당시 가장 혁신적인 국가 중 하나였다. 그런데 근대경제의 시발점인 산업혁명은 중국이 아닌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 당시 중국, 일본 등은 막대한 인구수를 기반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하지만 노동력이 풍부해서 저임금 노동자를 확보하기 쉬웠기 때문에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적었다. 반면에 영국은 인구 압력이 낮아 노동비용이 높았고, 자연스레 노동을 절약하는 기계와 노동을 절약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노동력은 일정하게 투입하지만 생산량은 급격하게 늘어났고, 이로 인해 산업혁명이 발발하게 되었다. 물론 많은 인구를 보유한 나라들도 지속적으로 외형을 키워나갔다. 노동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기계를 활용한 것이 산업혁명이라면, 일본은 저렴한 노동력 활용을 극대화하여 경제의 규모를 키우는 근면혁명을 탄생시켰다.

근대 주식시장의 역사적 사실과 경제의 흐름

당시 미국 주식시장은 호황기였다. 대기업의 CEO도, 세계적인 경제학자도, 대통령도 모두들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하지만 PER(Price to Earning Ratio : 주가수익비율)이 상승하고, 배당수익률마저 낮아지는 등 이상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이 없는 많은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이용하여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주가가 상승한다면 엄청난 수익을 누릴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리스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 뛰어 들었다. 1924년에 레버리지 투자 규모는 22.3억 달러, 1927년에는 44.3억 달러, 그리고 대공황 직전인 1929년 10월에는 85억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그때 연준에서 시장금리를 인상시켰다. 금리 인상은 대출 이자율 상승을 이끌었고 이로 인해 주식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낮아졌다. 또한 금리 상승으로 채권 투자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져서 주식을 매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국 증시 대폭락을 이끌었다. 이 상황은 마치 작년에 많은 사람들이 최대한의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부동산 투자한 상황과 유사하다. 올해 들어 부동산 폭락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 살짝 불안해진다. 

 

사실 역사나 금융에 대한 지식이 많이 없어서 이 책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천천히 읽다 보면 과거의 현상을 복기하고, 현재와 비교하며 미래를 예상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어려운 책이었지만, 그래도 상식과 경제에 대한 넓은 통찰력을 위해 주위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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